점액 낭종은 가성 낭종으로 주로 성인의 부비동에서 발생한다. 부비동 점액 낭종은 조직학적으로 양성이나 커지면서 부비동의 확장, 골침범, 심한 경우 뇌나 안와의 침범을 보이고 안와를 침범하는 질환 중 4-8.5%를 차지한다[1]. Hasegawa et al [2]은 부비동 낭종의 안와 침범은 주로 전두동과 사골동에서 발생한다고 보고하였다. 드물게 상악동에서 기원한 점액 낭종도 안와로 침범할 수 있으며 대부분 상악동 근치수술 후 생긴 술 후 협부 낭종에 의해 발생한다[3]. 술 후 협부 낭종의 주요 증상은 협부 종창, 비폐색이며 안와를 침범 시 안구 돌출, 시력저하, 복시, 사시 등의 안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[4]. 저자들은 상악동에서 기원한 술 후 협부 낭종이 안와를 침범한 1예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.
증 례
56세 남자 환자로 내원 5개월 전부터 시작된 우안의 시 력저하 및 눈 주위 부종을 호소하며 내원하였다. 내원 당시 우안 최대교정시력 0.6, 좌안 최대교정시력 1.0으로 측정되 었으며 우안 아래쪽 부위에 압통이 없는 단단한 종괴가 촉진 되었다. Hertel 눈알돌출검사 상 우측과 좌측 각각 20 mm, 20 mm로 동양인의 평균 값보다는 돌출되었으나 병변부의 편측성 안구 돌출은 없었다. 교대가림검사 상 사시나 사위는 없었고 두눈동향운동검사 상 하방 주시 시 우안의 -1 정도의 하전 장애를 보였다. 시야검사 상 시야 지표(visual field index)는 우안 84%, 좌안 75%로 측정되었으나 낮은 신뢰도와 피로 효과로 인해 유의한 검사 소견은 확인하기 힘들어 재검사의 필요성이 보였다(Fig. 1). 안와 종괴를 의심하여 전산화단층촬영을 시행하였고 우측 상악동에 약 3 cm의 낭성 종양이 발견되었으며 종양은 동측의 코눈물관을 누르고 위쪽으로는 안와를 침범하였다. 안구의 전위나 시신경의 압박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고 종양의 안와 침범부가 우측 하사근 및 하직근과 인접해 있어 하전 장애의 원인으로 생각되었다(Fig. 2). 과거력 상 30여 년 전 축농증수술을 시행받았었고 전산화단층촬영 상 양측 상악동의 크기가 작아져 있고 앞쪽 벽이 소실된 것으로 보아 상악동 근치수술을 시행받은 것으로 추정되어 술 후 협부 낭종으로 진단되었다. 수술을 위해 이비인후과로 의뢰되어 내시경하 비 내 수술을 시행받았다. 수술은 전신마취 하에 비강 내 내시경적 접근법을 시행하여 점액류 내측벽 일부를 개방한 뒤 굴곡된 흡인기를 통해 수양성 내용물을 확인하여 술 후 협부 낭종을 확진한 다음, 중비도 비강상악동 개창술을 시행하였다. 점액류 내벽을 완전히 제거하고 안와벽을 재건한 뒤 비강 패킹 후 수술을 종료하였다. 수술 후 환자는 안와 주변 부종의 호전을 보였고 두눈동향검사 상 안구 운동의 제한을 보이지 않았다. 최대교정시력 우안 1.0, 좌안 1.0으로 측정되었으며 다시 시행한 시야검사 상 양안의 비특이적인 시야 암점은 호전되었고 우측 상이측부의 망막신경섬유 손상이 의심되는 부위에 대해 녹내장 의심 하에 경과 관찰하기로 하였다(Fig. 3).
고 찰
술 후 협부 낭종은 Kubo [5]에 의해 1927년에 처음 보고되었고 상악동 근치수술 후 발생하는 합병증으로 대부분 수술 후 10-20년 경과 후에 발생한다. Hasegawa et al [2]은 132명의 상악동 낭종 중 131명이 상악동 근치수술 후 발생하였다는 것을 보고하였다. Kwon et al [6]은 술 후 협부 낭종 24예에서 상악동 근치수술 후 발병까지의 기간을 20-29년이 46%, 10-19년이 38%, 30-39년이 8%, 40-49년이 4%로 보고하였고 발생 기간은 6-48년이었다고 보고하였다. 술 후 협부 낭종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발견되지 않았지만 크게 2가지의 가설이 존재한다. 첫째는 상악동 근치수술 중 상악동 내의 점막을 완벽히 제거하지 못하여 남아있던 점막으로부터 낭종이 생긴다는 가설과 두 번째는 수술 중 시행한 하비도 대공이 육아 조직 등으로 막히면서 상악동과 비강의 교통이 막힘으로써 낭종이 발생한다는 설이다[3,7,8].
상악암의 경우 안와 침습이 60-70%에서 발생하지만 상악동 낭종이 안와를 침범한 경우는 드문 일이다[9]. Hasegawa et al [2]은 상악동 낭종 환자의 132예 중 단 9예만 안와 침습을 보였다고 보고하였다. 반면에 전두동, 사골동, 접형동 낭종의 32예 중 29예가 안와 침범을 보였다고 보고하였다[2]. 이는 상악동 낭종의 안와 침습이 드물다는 것을 보여준다. 술 후 협부 낭종의 증상은 협부동통이 주 증상이며 치아 증상, 비폐색, 드물게 안구 증상도 보일 수 있다[6]. 안구 증상으로는 안구 돌출이나 시력저하, 복시, 사시가 발생할 수 있다[4]. 술 후 협부 낭종의 진단으로는 상악동 근치수술력이 가장 중요하며 전산화단층촬영(computerized tomography, CT)이나 자기공명영상(magnetic resonance imaging, MRI) 등으로 상악동 전벽 소실 및 상악골 경화 시 의심해 볼 수 있고 최근에는 초음파로도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[7,10]. 치료로 과거에는 주로 상악동 근치수술을 시행하였지만 최근에는 내시경하 비내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[11-14]. 내시경하 비내 수술은 상악동 근치수술보다 정상 점막으로의 재생이 용이하고 수술 시간이 짧으며 구강 내의 절개가 필요 없고 출혈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[6]. Kwon et al [6]은 술 후 협부 낭종 24예의 술 후 평균 3년 5개월 정도의 경과 관찰 중 증상의 재발은 없었다고 보고하였고 Heo et al [3]은 술 후 평균 35.8개월의 경과 관찰 중 모든 환자에서의 협부 압박감 소실을 보였고 비폐색을 호소한 5명의 환자 중 4명이 수술 후 증상 호전을 보였다고 하였다. 따라서 술 후 협부 낭종의 비내시경적 접근법이나 상악동 근치수술을 이용한 수술을 할 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.
본 증례에선 안와 주변 부종 및 압박감, 시력저하로 방문한 환자의 상악동 근치 수술력과 방사선검사로 술 후 협부 낭종을 진단할 수 있었다. 이후 환자는 내시경하 비내 수술을 시행하였고 협부 압박감, 시력 장애, 하전 장애의 호전을 보였다. 일반적으로 상악동 낭종의 경우 상악동 절개술 후 협부의 압박감 및 동통, 안구 전위, 안구 돌출, 복시 등의 안증상은 곧바로 사라진다[3]. 상악동 낭종에 의한 시력 장애는 시신경 압박 또는 안구 침범 소견을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우 드물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본 증례 환자에게 발생한 시력저하는 시신경 손상이나 안구 내 장애보다는 낭종에 의한 압박감, 코눈물관 압박에 의한 눈물 흘림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낮게 측정된 것으로 생각된다. 본 증례는 안구 돌출, 복시, 안구운동저하 등 안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방사선학적 검사와 수술력 등의 과거력을 잘 확인하여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. 또한 저자들은 비교적 드문 상악동 낭종의 안와 침습을 경험하였기에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.